김현동(서원구 산남동)
어느덧 제천에서 청주로 이사한 지 3년이 지났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나는 하루하루 수업으로 정신없는 날을 보냈다. 마침 청주로 넘어오던 해에 코로나19가 시작되었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나지만 때론 일처럼 느껴지다 보니 아이들과 소통이 소원할 때가 있었다. 제천과 다른 학교 환경에 어색했고, 고민과 스트레스가 가득했던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이 물었다. “선생님, 힘들어 보이세요. 괜찮으세요?” “응, 일이 많다 보니 정신이 없네. 어디까지 했더라? 얼른 수업하자.” “선생님, 힘내세요! 저희가 있잖아요.” 반마다 진도를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과 업무에 쫓긴 나를 보며,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그 이후로 아이들의 얼굴이 마음에 그려졌다. 어느새 아이들과 친해지다 보니 이제는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한다. 부족한 선생님이지만 때로는 졸업생들이 찾아와 안부를 전한다. 그 동안 아이들이 이렇게 예쁘고, 개성 있는지 몰랐었다.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더 표현하는 선생님이 되고자 한다.
매일 아침 나는 알람 소리를 들으며 일어난다. 어느 직장인처럼 출근을 한다. 출근은 힘들지만 하루하루가 즐겁다. 학교에 도착하면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다. 매일 아침이 활기차다. 매번 같은 하루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지만 아이들을 만나며 나는 오늘도 똑같은 인사를 새로운 마음으로 건넨다.
“얘들아, 안녕!”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닌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