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화 작가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운동은 일반 시민들을 위해 마련된 책 쓰기 프로그램이다. 이제껏 수많은 시민들이 도전해 책을 펴내며 작가가 됐다. 청주시민신문은 2022년 제16회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운동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기화씨를 만나봤다. 그는 교정공무원 출신으로 현재 숲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그가 펴낸 ‘숲속의 하모니’는 퇴직 후 해설가로 활동하며 모은 이야기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어울림’이다. 최근 사회적 갈등이 심해지고, 코로나19 국면에서 아픔이 많았기에 더욱 의미 있는 메시지다. 그는 자연, 숲이야말로 어울림과 화합, 상생을 할 수 있는 자연치유의 장이라고 말한다.
“교정공무원을 퇴직하며 딱딱한 교도소를 떠나 숲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숲에서는 동식물들이 자유롭게 어울려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제게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공간이기도 합니다.”
‘숲 이야기’에는 작가 본인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움에 사무친 상사화’에서 작가는 어머니의 사연을 떠올린다. 어머니는 남편을 먼저 떠내 보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그리움과 슬픔에 잠겼다. 그 때문인지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를 애잔하게 바라보셨다.
이기화씨는 어떻게 책을 쓰게 됐을까. 그는 평소 글을 가까이했다. 어릴 적 글쓰기를 좋아해 대학 학보사에서 일했다. 그렇다고 작가가 되고 싶다거나 글을 직업으로 삼는 일은 꿈꾸지 않았다. 꾸준히 글을 쓴 이유는 힘든 교정공무원 생활에서도 하루를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서였다.
그는 1인 1책 펴내기 운동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고 했다. 단순한 책 한 권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 수강생들은 남녀노소 다양했다. 젊은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들과 책을 매개로 소통하고, 인생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1인 1책 펴내기는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개인적인 기록과 도전을 떠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 글을 쓰면서 어울릴 수 있었어요. 제가 숲에서 느낀 어울림과도 비슷합니다.”
이제 막 책을 낸 이기화씨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자신이 몸 담았던 교도소의 수용자들에게 숲을 통한 치유와 화합의 정신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제가 근무하는 수목원에는 느티나무가 있어요. 느티나무를 보면 오래 나이가 들수록 더욱 멋을 더해 가더군요. 저도 앞으로 숲에서 글을 쓰며, 느티나무처럼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