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2018년부터 도시재생뉴딜사업 진행
주민들 ‘구루물사회적협동조합’ 조직·운영운리단길, 입소문·인기드라마 촬영에 ‘핫플’정예숙 협동조합 이사장, 민관협업사업 강조
청주시 흥덕구 운천·신봉동은 ‘청주의 문화 소도시’로 손색없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세계적 문화유산인 ‘직지’가 탄생한 흥덕사지와, 이를 기념하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직지대로와 맞닿은 운천·신봉동의 한 축에 굳건히 자리잡았다. 청주를 대표하는 세계기록유산 ‘직지’를 품은 곳이 바로 운천·신봉동이다. 하지만 ‘청주의 직지’가 전국적,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것과는 별개로 운천·신봉동은 문화·역사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 뜨고 있는 ‘운리단길’
낙후 지역으로 불리던 운천·신봉동이 ‘뜨기 시작한’ 것은 ‘운리단길’이 입소문을 타면서다. 운천·신봉동은 청주시가 국토교통부 사업에 선정돼 지난 2018년부터 본격 추진한 ‘운천·신봉동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이 현재 ‘운리단길’의 명성을 있게 한 것이다.운천·신봉동이 ‘운리단길’로 인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시작한 게 청주시였다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건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구루물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다. ‘구루물’은 운천동의 옛 지명이다.
▶ 구루물협동조합이 도시재생사업 주도구루물협동조합은 운천·신봉동 도시재생사업추진협의회가 중심이 돼 구성됐다. 정예숙 이사장 등 30여 명의 구루물협동조합 조합원은 협동조합을 꾸리기 이전부터 상권과 주거지역의 쇠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도시재생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청주시와 구루물협동조합의 협심으로 추진된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운리단길’이라는 명소를 만들어냈다. 청주 시민과 관광객들은 운천·신봉동 흥덕로와 직지대로
753번길을 ‘구루물 문화거리(역사문화가로 + 청년문화가로)’ 또는 ‘운리단길’로 부른다. 운리단길은 서울시 용산구의 회나무로를 일컫는 또다른 이름인 ‘경리단길’에서 따왔다. 운리단길이라는 이름은 경리단길처럼 먹을거리, 놀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문화의 거리’라는 의미가 담겼다.
▶ ‘일타스캔들’ 촬영… 30여개 디저트카페 운영
‘운리단길’은 최근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의 주요촬영지로 전국에 소개되며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운리단길엔 10여 개의 식당과 30여 개의 카페가 성업중이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 ‘일타 스캔들’의 흔적을 좇아 운리단길을 찾은 관광객들은 촬영지를 둘러본 뒤 운리단길의 식당과 카페 등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관광객들의 시간을 운리단길에 잡아두는 게 구루물협동조합의 역할이다.구루물협동조합은 2021년 10월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마을식당 운영관리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 고려시대 테마 음식점 ‘구루물’
구루물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마을식당의 이름은 ‘구루물’이다. 구루물 식당은 ‘직지’가 탄생한 고려 시대를 테마로 한 음식점이다. 정예숙 구루물협동조합 이사장은 마을식당 운영을 통해 고려·직지와 연관된 특화 메뉴를 선보이며 지역색을 살리고 있다. 가포육영(비빔밥), 상화병(만두), 방자구이(돼지고기, 고사리), 만이창면(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정예숙 이사장은 “구루물 마을식당은 협동조합의 첫 번째 마중물 사업”이라며 “운천·신봉동을 방문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먹거리를 통해 즐거움과 힐링을 주고자 했다. 우선 먹거리가 해결돼야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정예숙 이사장은 운리단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더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민관협업사업이 추진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예숙 이사장은 “속리산국립공원과 협업을 통한 도시락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직지생태·환경마을 교육을 하고 있는데, 추후엔 ‘구루물아카데미’ 형태로 규모를 키우고 싶다. 청주시문화재단 측과는 주말을 활용한 문화행사를 구상하고 있다. 방치된 지하공간을 활용해 ‘작은 도서관’ 사업이 펼쳐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루물협동조합은 노인층이 주를 이룬다”며 “운리단길의 청년층·장년층 상인들과 함께 연합회를 구성해 직지를 중심으로 문화가 꽃피는 운천·신봉동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